'monologue'에 해당되는 글 129건
- 2019.12.02 벌써 12월.
- 2019.04.22 .
- 2019.03.31 dating, it's a tragicomedy.
- 2019.02.22 .
- 2019.01.01 새해.
- 2018.12.16 best/worst of 2018
- 2018.12.15 -
- 2018.09.16 -
- 2018.04.02 .
- 2018.04.02 -
아주 오랜만.
2019년도 이제 거의 끝이 되었다. 12월이라니, 시간이란 정말 쑥쑥 빨리 가버리는 구나. 아무도 모르는 사이.
올해는 내 첫 조카가 태어났고, 너무나 사랑스러운 그것을 보고 있으면 가슴이 벅차다. 아이를 키우는 건 너무나 실상 힘든 일이지만, 정말 사랑스럽고 귀엽고 가슴이 터질만큼 아름답고 감동적인 경험이겠구나, 하고 새삼 깨닫는다.
새로운 사랑이 찾아왔다. 그것이 '사랑'인지 어쩐지는 모르겠지만, 아직까지는 좋고, 계속 잘 됬으면 좋겠다. 처음으로 부모님에게도 편히 얘기 할 수 있는 상대이고, 그애의 얼굴 사진을 보여줄수 있고, 데리고 와봐 라는 부모님의 말씀을 다 들어본다. 새로운 경험. 나도 이제 계속 혼자가 아닐 수도 있을까, 하고 소망하게 만든다. 너무 커지면 안 되는데 이런 마음도. 나는 나이 지긋한 어른이고, 그애도 그렇고, 우리 잘 해 봤으면 좋겠다 어쨌든.
dating, it's a tragicomedy.
오늘은 교회를 다녀와 점심을 먹고는, 오후 두시 쯤 침대로 들어가 거의 7시가 넘을때까지 깊은 잠을 잤다.
왜 그리 피곤했는지. 어제 너무 신경을 썼던걸까?
한달만에 그 사람을 만났다. 메세지로만 계속 소통하다가, 다시 어색거북한 만남. 처음으로 같이 밥을 먹는 날. 소담을 나누다가, 그 사람이 말했다 - 온라인에서는 깊은 얘기도 잘 되는데 왜 얼굴보고는 그렇지 않다고. 나는 계속 고개를 숙이고 눈을 가리고 그런 말에 뭐라고 답하야 할지 머리안이 혼란했다. 나는 노력하고 있는데, 그 쪽은 과연 노력하고 있는 걸까? 대화는 두 사람이 나누는 거 아닌가.
'좋다' 라는 두리뭉실한 말 한마디를 나는 믿을수가 없다. 대체 나를 얼마나 안다고 나를 좋아할 수 있는건지. 책임없는 그런 말은 싫다. 좋아하는게 내 눈에 보였으면 좋겠는데, 보이지가 않고, 보여주지 않으려 오히려 힘쓰는것같다.
남남이라, 인성도 잘 모르겠다. 예를 들어 화를 어떻게 푸는지, 어떤 이상한 면을 숨기고 있는지, 알수가 없다. 게으른지, 마음이 바다처럼 넓은지 아니면 좀생이인지.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는지 내게 꽃을 주는 사람들은 다 어이없는 꽃들만 준다. 누구는 카네이션을 주더니 어제는 국화. 국화라니, 장례식이 먼저 생각났다. 꽃 이름보다 먼저 생각난건 장례식. 그것도 꽃이라고 받으면서 기쁜 척을 해야 했다. 장미는 아니라도 백합 정도 아이리스 정도 아니 차라리 예쁜 들꽃도 있는데. 가장 싸고 볼품 없는 꽃을 받는 마음은, 짝퉁 핸드백을 받는 느낌. 차라리 주질 말라고.
더더욱 웃긴 해프닝은 끝에 일어났다. 시내에서 만났는데, 나는 기차를 타고 갔고, 그애는 의외로 차를 가지고 왔다고 했다. 그 말을 듣고, 오 얘 나 집에 데려주려나 하고 잠깐 기대를 했다. 서로 어디 사는 지 알고, 내 집은 걔 집에 가는 길에 있는 편. 그런데 딱 헤어질때 이러는 거다 - 기차역까지 걸어데려다 줄게. 얼굴에 티는 못 냈지만 정말 속안에서는 응?!!? 정말 나를 싫어하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허무한 작별을 하고 기차역으로 들어가니 내 다음기차는 15분이나 후에 온다고 하고, 나는 너무 웃겨서 농담으로 그 놈에게 문자를 보냈다. 그랬더니 그제서야 그게 자기의 원래 계획이었다나 정신이 없어 긴장해서 묻지 않았다나 궁시렁 변명/설명을 했다. 코메디인지 비극인지 알 수 없는 사람.
더 이상 만나야 할지 계속 이 이상한 알 수 없는 관계를 지속해가야 할지 어쩔지 모르겠다. 나는 그냥 좋은 사람과 건강하고 솔직하고 순수한 만남을 갖고 싶었는데.
지난 몇년간 그래왔던것처럼 연말을 집에서 가족과 일주일 보냈다. 크리스마스 당일날 가서, 1월1일 돌아온.
시드니의 엄청난 더위와 달리 집은 기분좋은 20도 초중반의 온도 였고 비도 거의 오지 않았다, 왠일로.
그래서 - 부모님의 끊임없는 싸움 빼고는 - 꽤나 좋았던 일주일.
집에 있는 시간 동안에는 마음이 허할 사이가 없다.
가슴이 머리가 다 빡 차여있는 느낌. 허전한 구석이 없다. 아무 생각 없이 시간이 술술 간다.
물론 반대로, 옆에서 누군가가 계속 얘기 하고 있어서, 조용히 생각다운 생각을 할 여유가 없는 면도 있지만.
내일은 2일, 다시 현실로 돌아간다. 내일부터 토요일까지 30도 후반을 웃도는 날씨에 또 출퇴근하고.
지난 일주일은 꿈이었나 생각이 들만큼.
best/worst of 2018
favourite book: pachinko by minjin lee fave song: night shift by lucy dacus fave album: boygenius fave film: shoplifters fave tv: succession fave standup: ali wong
most overrated movie: sorry to bother you most disappointing movie: ocean's 8 overrated standup: john mulaney
most disappointing tv: house of cards overrated tv: the good place just not good and why did i finish this series: maniac old but new discovery for me: jane the virgin
best city: berlin
일본에 간 이유는 딱히 없다. 생일 주중에 며칠 휴가를 빼서 5일 남짓 있었고, 대충 가까운 아시아/파시픽 중에서 골랐고, 피지 등 섬나라에서 푹 쉬다 올까 하다가 결국은 일본으로 정했다. 치밀한 계획하기에 귀찮았고 몇번 가본, 선진국 도심에 가는게 맘 편할거란 생각에.
너무 짧았고 - 결국 나흘 - 인파에 지쳤고 날씨도 좀 우중충했고 새로움이 덜했다. 그래서 이전의 일본여행보다는 덜 정이 간 여행. 단풍도 기대만큼 완연하지 않았고. 그래도 단풍을 찾으러 공원들 몇군데씩 갔고, 꼭 가고팠던 팀랩에 갔고, 또 뭉크전에 갔다. 여러가지 스낵들도 사고.
이제 좀 일본, 아니 도쿄, 아니 도심에 좀 지쳤다. 아마 돌아가면 시골 아니면 전혀 안 가본 섬 (예 호까이도) 으로 가야겠고, 그것도 몇년후, 아마 오랜 시간 후에.
다음 여행은 전혀 안 가본, 혹은 생소한, 곳으로 가야지. 유럽, 동남아, 아프리카...
words that won't come,
eyes i will never gaze into
lips i will never kiss
voice i will never hear
never again
the doorbell that will never ring
text or call that will never come
stop hoping even for a second
it will never be.
기나긴 부활절 주말이 이렇게 오늘로 끝.
나흘간의 주말이다 보니 거의 학생 때 방학 모드가 걸렸다.
빠져나오기 힘들겠다.
지난 며칠간 잠을 실컷 잤고, 케이크 도 만들고 (레몬 케익, 꽤 괜찮았다), 세금 관련 문서 조금 정리했고, 집을 오랜만에 청소했고, 이불 빨래도 했고, 짐에도 두번 갔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말이다. 아버지 읽으시라고 책 몇권을 집으로 보냈다 인터넷으로 주문해. 힐러리의 신간, 오바마의 자서전, 마리아 샤라포바 자서전, 그리고 오바마 사진집. 사실 내가 더 갖고 싶은 게 저 사진집이지만. 아버지와 페이스타임을 두번했고 엄마랑도.
아버지가 내게 주는 인내심의 반의 반을 엄마에게 줄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생각을 가끔 한다.
덥다 아직도. 내일은 좀 온도가 떨어지려나.
잊혀진다는것, 아프지만 나도 잊고 있다 조금씩 조금씩. 언젠가는 완전 사라져 있겠지 언젠가는. 사랑도 미움도 아닌 무감정 아니 아예 무기억의 존재로 변해 있겠지, 곧?
그냥 나 자신에 집중해야 한다. 운동을 하고 공부를 하고 새로운 취미를 만들며.
나의 장점 리스트 -
똑똑하다 / 배려한다 / 베푼다 / 금전적으로 안정적 / 유머감각 / 두루두루 박식 / 헌신적인 관계 준비되있음 / 요리 조금
그 사람이 내게 나빴던 이유 리스트 -
너무 감정적 / 제대로된 관계에 대한 준비가 안 되있음 / 자기만 암 / 융통성 없음 / 스펠링 못함 / 읽는 걸 싫어함 / 운전을 못함 (풀면허무) / 음악에 너무 빠져있음 / 여행이라고는 그저 가족을 보러 가는 것 뿐 / 헤어스타일 중딩 / 관계내에서 게으름 / 너무 말름 / 아직 돈이 없음 / 우유부단 / 말을 잘 못함
이상형 -
너무 많아 다 쓸수 없음.
-
이건 인터넷에서 본 '어떡하면 전남/여친을 잊죠' 라는 질문에 답으로 누가 쓴 리스트 만들기. 자신의 좋은 점, 그 사람의 별로인점 을 나열해서 '나는 멋진 사람이야, 그 사람은 날 가질 자격이 못되지' 이렇게 마음이 들게 일부러라도 써보라고 했다. 그래서 써봤다. 물론 객관적으로 내가 나빴던, 걔에게 안 좋았던 면도, 또 걔의 좋은 점도 수두룩 하지만 우선은 전애인을 잊어버리고 훌훌 털어내는 게 시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