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내게는 너무나 큰 이 공간,
아침에 열어야 할 창문도 너무 많고
수납공간이 너무 많아 어디다 놀지 모르겠고 
아직도 부모님이 많이 도와주신 이사이기에 무엇이 어디로 들어갔는지 몰라 당황하곤한다.
적응하기에는 조금은 시간이 걸릴것같은.


며칠전 처음보는 무슨 상점 점원이 나를 '아줌마'라고 불러
가슴에 비수를 맞은 양 순간 멍했다.
화장은 전혀 하지 않고 부스스한 아침이기는 했으나
아 과연 내가 아줌마라고 불려야 하는가 하고 그 시간 이후 약 오분 정도 운전하면서 곰곰히 좀 철학적으로까지 고민하게 만들었던 그 단어, '아, 줌, 마'.
내 나이 삼십에 가깝고 아 물론 내 나이에 애 엄마가 되있는 이들도 있지만
내 자신의 늙어감에 대해 잊고 살고 별 잃는것 없다고 대부분 생각하고 있지만
가끔씩 이런 일이 있다.
늙어감의 비통함.


오늘은 새로운 교회를 방문했고,
아직도 한인교회에 대한 이질감은 다분 느껴졌고,
뭔가 굉장히 이방인의 느낌을 받았다.
누군가 내게 물었다 - '한국사람이세요?'
한국사람에게 그런 질문을 받으면 항상 조금은, 부정적으로 들린다.
한국사람들을 좋아하는 한국사람이 넌 한국사람같지 않다 하고 말하는것같아서.


병원에서 장장 8시간을 스터디그룹과 함께 하고 집에 오니
정말 기운이 쪽 빠지고
머리가 멍텅해진 느낌이다.


오래 아주 오래 자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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