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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때 한번 머리속 깊이 박힌 생각들은, 쉽게 떨쳐지지 않는 것들이 있다.

예를 들어 그중 가장 심한 건

사람과의 관계를 파워플레이로 보는 것.

항상 상대보다 애정을 적게 주어야 하고 그래야 더 나은 포지션에 있다는 것, 그래야 파워가 있다는 것 - 

엄마에게서 배웠다 그건.

그것도 아주 직접적으로.

남자는 특히 - '너가 좋아하는 사람보다, 너를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야 되' - 그렇고

그 뿐 아닌 친구 사이, 아니 부자 사이 간에서까지 적용된다.

엄마 아빠에게도 쌀쌀맞게 굴어야 하고, 그들에게 애정을 구걸받는 상태여야 하고 

친구사이에서도 너무 먼저 만나자고 하지 않아야 한다.






길게 글로만 통하다가

결국 다시 만났다.

그리고, 아주 오랜 시간 만에, 커다란 용기를 가지고 그에게 나를 열었다.

편했다.


조금의 어색함은 있었지만

친밀함이 편안했다는게 가장 뚜렷한 느낌이었다.






그렇게 주말이 지났고

아무 후회 없을 줄 알았는데

조금 후회가 온다.

실망, 현실은 실망이니까.

내 감정을 삭이고 있다. 

나는, 항상 더 힘이 있는 존재여야 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