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는 여전히 꾸역꾸역 먹는다.
올해는 좀 큰 나이가 되서 뭔가 큰 선물을 하고픈 마음이 있었는데
아무것도 사지 않았다.
반짝이는 반지나 목걸이나 멋드러진 가방, 그런것들 아무것도.
대신, 그냥 그애를 올해 내 선물로 여길련다.
같이 공연을 보러갔다.
둘 다 좋아하는 미국 남부에서 온 젊은 여성, 여리고 슬픈 노래를 청아하게 부르는 줄리엔 베이커.
너무 장소가 작아서 작은 그녀가 잘 안보였지만
목소리는 역시 아름다웠다.
어두침침한 그 곳에서는 우리도 좀 자유로울 수 있었던.
생일을 같이 보냈다.
너무 덥고 해가 너무 눈 부셨던 날,
그애와 바닷가 근처에서.
좀 나이 든 꽃잎들인들 어때,
꽃은 꽃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