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iet is the new bl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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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샀다.
나는 내성적이라는 것이 흉이 되거나 전혀 '틀린' 것이라고 평생 생각해본적이 없었다.
일본에서 교환학생을 하던 고2때, 같이 와 있던 뉴질랜드 백인 여자애가 어느날, 자기 호스트맘이 자기를
’おとなしい’라고 했다고 펄펄 뛰며 화를 내길래
그 뜻을 영어로 해석하면 quiet, reserved, mature 라며 아주 욕을 들은 마냥 반응 하고 있었다.
어른스러워, 혹은 얌전해, 그게 뭐가 나쁜데? 라고 나는 일본인은 분명히 칭찬으로 한 말이라고 그녀를 진정시켰던 기억이 있다.
뭐 내성적 = 어른스러움 은 아니지만, 하여간 이런식으로 서양인의 정신세계 아니 미국을 중심적으로 여기도 물론
외향적인 성격이 최고이고 옳은 길이고 그렇지 않은 이들을 비정상/흠 있는 사람으로 보는 건 직장사회 또 친구들 사이에서도 자주 겪는 태도이다.
신문에서 얼핏 본 이 책을 쓴 여자에 대한 에디토리알 피스를 보고 책의 삼플을 먼저 읽고는 턱 사버렸다.
나는 내성적이고, 그런 내성적인 사람들도 충분히 잘 할수 있고 자기 자신을 받아들이면서도 세상에서 성공할 수 있을 거라는 메세지 (_라고 추측된다_) 가 쓰여있는 책을 읽는거는 다분히 그냥 '듣고 싶은 말을 찾는' 행위인거같아 조금은 창피하면서도 말이다.
언제부턴가 그런게 필요할 때가 있다.
가장 나를 감동시키고 구원받았다는 느낌을 받게 해준 호밀밭의 파수꾼은,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또 있구나' 라는 동질감에서 오는것이었고,
이것도 그런 동질감에 대한 나의 갈망에서 오는거같다.
어릴때부터 부모에게 듣지 못한 칭찬, encouragement, self validation - 그래서 아직도 암울한 내 자아 라는 것에 대해, 가끔은 어느 정도 '너 혼자 이런 게 아니고, 너도 실은 괜찮은 놈이야' 라는 소리를 듣고 싶은 것이다.
그래서 non fiction 은 거의 사서 읽지 않는 나지만, 이 또 하나의 내성적 여성의 일을 응원하는 겸, 또 그녀가 캠페인하듯 내성적인 사람들도 사회에서 더 자신의 모습대로 살 수 있고 오히려 그래서 더 많은 성과를 이룰수 있는 날이 오길 바라며, 구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