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cember.

우선은 day 5 morula, 이상적이지 않은 시작 이었다. 아니 시작은 난자를 7개 밖에 얻지 못한 것, 그리고 그 중 successfully fertilised 된건 2개 뿐, 그 중 하나가 morula. 희망이 없지는 않았지만, 낮아진 상태였다. 

 

이번에는 좀 너무 생각에 빠지지 않았다. 그게 어떤면에서는 좋았고, 너무 걱정도 너무 희망도 하지 않고 그냥 그렇게 무덤덤한 11일을 보냈다. 검사 하기 며칠전 부터 아주 익숙한 생리전 오는 아랫배와 허리가 아프고 땡기는 그런 증상에, 크게 소망할 수 없는 상태였다. 

 

임신검사 하러 가는 날 아침, 꿈이 아주 안 좋았다. 문자로 '임신 네가티브에요' 를 받고, 무슨 시술하러 클리닉에 갔는데 갑자기 생리 피가 왕창 쏟아져 나왔고, 의사는 하려던 시술은 못하는데 대신 d&c 를 해야 해요 라고 말하는, 그런 꿈. 피가 많이 흘러 하얀 내 운동화까지 빨갛게 물들었던, 그런 악몽이었다. 

 

피검사를 하러 갔는데, 피뽑는 사람이 프린트 가 안 된다며, 1순위였던 나를 계속 기다리게 했다. 안그래도 꿈이 안 좋은데 '재수가 없다' (inauspicious start!) 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 나는 결국 그걸 끝내고 그이의 차를 타고 기차역까지 가는 길 눈물을 줄줄 흘리고 있었다. 지금 울면, 출근해서 결과통보 올때 쯤에는 더이상 울지 않겠지, 눈물이 다 소비됬겠지 하고. 

 

기차 안에서는 'the school for good mothers'를 읽었는데, 후반부 너무 슬픈 부분이 되어 다시 막 울게 됬다. frida 나 나나 같은 마음 인 거같앴다. 그녀는 현실의 딸, 나는 아직 현실에 있지도 않는 자식 에 대한 상실감. 

 

결국 몇시간 후 전화가 왔고, 다 예상했던, 전혀 놀랍지 않은 소식이 왔다.

'i'm afraid i don't have good news for you today'

지난 두번과 똑같은, 항상 쓰는 문장. 이제 지겨운 그 말. 다시는 듣고 싶지 않은 그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