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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밥을 해서
김치볶음밥을 만들어 먹었다.
몇주간 김치는 들여다 보지도 않았기에, 너무 쉬기 전에 먹어줘야 한다는 마음으로.
김치볶음밥은 하기도 쉽고 재료도 밥과 김치만 있음 되고 해서 그나마 잘 해먹는 편.
항상 김치볶음밥을 해 먹을때면 기억나는건
나른한 햇빛이 들어오는 아파트에서
엄마와 둘이 앉아 먹었던 기억.
조금은 건조하고 밥풀은 후라이팬에 따딱 붙어있는 그런 김치볶음밥을 
작은 식탁위에서 나눠 먹었던
그 고요했던 어릴때의 기억.
그 이후 지난 몇(십)년간 어머니의 김치볶음밥의 실력은 도인에 가까운 경지에 다달러
아주 땟갈 좋고 윤기 나고 고기도 좀 들어가고 밥은 웰빙 잡곡이고 그렇지만
나는 그때를 생각해서 그런지 조금은 건조하게 만든다.
뭔가 그 기억에 대한 소중함이 있나보다.
조용했고 아무 대화도 없었지만, 
그녀와 단둘이 평화롭게 식사를 나눈 기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