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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가기로 마음을 거의 먹었다.
아직 백퍼센트 잡은 건 아니지만...
아마 엄마랑 같이 가게 될거같다.
효도 하는 겸으로...
그리고 한국은 엄마랑 다니면 편한 점이 확실히 있다.
그곳은 아무래도 나보다는 그녀가 더 잘 아는 곳, 더 편한 곳이니까.
나도 나이가 들면서 피부가 두꺼워지고 한국에서도 그리 부끄러워하지 않을 정도가 됬지만
여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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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한국에 간다고 마음을 정작 먹으니 딱히 흥분되지가 않는다.
이번엔 휴가도 길게 잡아서 오래 갔다 올 수 있는데
그래서 제주도 도 생각해보고, 서울 밖의 다른 도시들도 여행해 볼까 생각하고 있는데
잘 모르겠다. 왜 막 좋지 않은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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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을 좋아하는 건,
그 사람 보다 그 사람이 내게 주는 감정에 더 중독되는것같다.
정작 그 사람을 얼마나 순수히 좋아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
그 애의 젊음, 그 나이 또래들만 가질 수 있는 순수한 열정 -
인정하기는 싫지만 아마 그것이 내 가슴을 흔든 거같다.
마지막으로 그렇게 열정적으로 누군가에게 구애당한건 나도 그 나이였을때니까.
불가능한 것, 오래 가지 못할것, 아무 것도 아닌, 상처만 남을 일이란 것 - 그것이 그 애에게던, 나에게던 - 다 알면서도 계속 하고 있는 이유...
가끔은 절제하지 못하는 내가 부끄럽고
그 애야 어려서 어쩔수 없다 해도 나는 뭘 더 아는 나이 많은 사람으로서 알아서 그만둬야 하는 건데
그러지 못한다.
담배나 약을 끊지 못하는 사람처럼
끊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