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가를 냈다.
아프지도 않았는데.
일에 가기가 죽도록 싫었다.
새벽에 종아리 쥐가 났다.
너무 아파서 무슨 DVT라도 생겼나, 아니면 spontaneous muscle tear라도 생겼나 망상을 했다.
그냥 cramping일 뿐인텐데.
내게는 흔히 있는 일인데.
소리를 지를 만큼 아팠다 순간.
지난 주 일하다가도 한번 그랬었다.
갑자기 오른쪽 가슴이 막 아팠던.
몇분, 아주 짧은 시간동안
처음으로 느껴보는 종류의 통증이었다.
what if i'm dissecting? what if it's a PE?
이러면서 숨을 깊이 내쉬며 pleuritic 인지 아닌지 생각했다.
결국 그런 통증이 두번 있고 말았다.
순간은, 응급실에 내려가서 피검사랑 ECG라도 받아봐야 하나,
그러기 정말 싫은데,
아 아직 income insurance 안 냈는데 병이면 어떡하지
그런 별의 별 생각들.
시간은, 그렇게 빨리도 간다.
이렇게 꾸역 꾸역 가다보면 언젠가 곧 마흔이 되어있고,
또 금방 눈 뜨면 육십 노인네가 되 있겠지.
아무도 나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짧은 시간에 마구 부풀려진 감정들은,
그만큼 빨리 또 사라질 것이다.
며칠간, 몇주간 망상/환상에 빠져있었던 건
지난 며칠간 다시 사그러든다.
나는, 누군가를 엄마처럼 품안에 감싸주고 항상 그들의 고민과 감정기복을 받아주며 얼얼해주는 스타일은 아니다.
친구로서는 조금 해 줄수 있을지 몰라도
긴 시간동안 내내 그렇게, 그것도 친구 이상의 감정을 가진 사람에게는,
그건 내 애정 스타일이 아닌.
결국 애정이란 그런 건가?
그가 내게 바라는 건 그런 관심과 감싸줌 - 내가 그애에게 바라는 건 관심과 애정표현?
나는 나를 감싸줄 사람을 바랬는데 말이다...
그렇게 속 안이 좋지 않은 어제 오늘.
병가를 내고 또 열두시가 넘을 때까지 침대에서 뒹굴대다가
짜장면을 만들어 먹고 (인스탄트)
구석 구석 갑자기 청소를 했다.
그런 습관이 있다.
그냥, 심난할때 청소를 하는것.
안 닦던 표면들을 닦아 대는 것.
전자렌지, 화장실, 이곳 저곳.
머핀을 만들고.
그리고 책을 읽었다.
미친듯이 티비보며 트위트를 날리고
그냥 잊는 것이다.
그런 쓰잘데 없는 삶을 잊으려 하는것.
여튼, 나는 아무래도 3개월마다 오는것같다.
놀러가고 싶은,
일탈하고 싶은 마음이.
오늘은 발리 리조트 구글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