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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그들이 여기 있었는가 싶을 정도로
쉽게, 순간적으로 그들은 사라졌고
이 큰 공간을 내가 다 메꿔야 하는가
이 정적을 내가 다 가져도 되는건가
혼자됨, 그 자유를 갈망했지만
실로 오늘 이 시간들 내게 가장 크게 다가오는건 공허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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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망이라고 하면 로망이라고 할 수 있는,
아주 작은 거지만,
내 발코니에 나가 등이 널부러진 의자에 푹 가라앉아 햇빛과 선선한 바람을 즐기며
커피를 읽고 책을 읽는,
그런 시나리오는 확실히 달성했다.
주말 낮에는 그리 시끄럽지도 않고.
눈 앞에 펼쳐진 수많은 아파트들과 그들에 속해 있는 수많이 사람들
그런건 눈을 감고 외면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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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이사오고 처음으로 크게 음악을 틀어 듣는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엄마가 있을때 아침마다 그녀가 틀어놓은 찬송가들이 있지만,
이건 내 음악.
내 집.
내 음악.
아직 데코라던가 이런게 완벽히 내가 원하던 대로 되 있지는 않지만, 서서히 내 식으로 변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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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크고 먹성 좋은 엄마가 잔뜩 사놓은 음식들로 냉장고가 미어터진다.
과일, 야채, 반찬거리등.
이걸 다 언제 내가 먹어 치우나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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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린 드라마등이 많다.
이사 하면서 인터넷 새로 연결하는데 지체가 오래 된것도 있고, 엄마가 있는데서 보고픈 걸 많이 못 보는 것도 있고.
우선은 stephen colbert가 출연한 the mindy project 에피소드를 보려고 틀었으나, 아 이 시트콤은 예전 보다 더 아니구나 하고 결국 못 보겠어서 포기했다. 아무리 내가 사랑하는 콜베어가 나온다고 해도 정말 못 봐 주 겠 더 라.
그리고는 며칠전의 라디오스타를 보고 (이현우는 늙지도 않아...)
썰전을 보고 (어떻게 지금 시대에 50shades of grey의 제목 번역을 그렇게 했지?!?!?! 미스테리 중 미스테리)
이제는 girls 를 3-4주치 catch up 하고 있다.
언제쯤 house of cards를 볼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