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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사람을 둘 만났다.
새로운 치과의사, 또 새로운 회계사.
그 중간에 베프와 점심.
세명과 연속 얼굴 맞대고 계속 눈 맞추고 대화 하는건 좀 힘이 들어가는 일이었다.
항상 내 직장계열의 사람들만 보다가
가끔씩 이렇게 다른 방면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의 전문적인 의견을 들으면 좀 존경심이 들기도 한다.
똑똑한 사람들은 어디가나 있는데 말이다 사실은.
솔직히 말하면 이 치과 의사가 좀 호감갔다.
특별한 건 없었다.
지난 6년간 같은 치과에 가는데, 거기는 7-8명의 젊은 동양인 치과의사들이 일한다.
아마 나랑 비슷한 연배들, 아니 그것보다 더 어린 것도 같다.
지난 몇년 간은 될수 있음 착한 여자 치과의사 두명을 돌아 가며 봤었는데, 이번에는 그녀들이 바빠서 할 수 없이 모르는 새로운 사람을 봐야 했다.
외모는 그냥 평범한 범생 스타일 동양 남자, 진지하고 소박하게 말하는 게 그냥, 순진해 보였다.
아무것도 아닌데, 그냥 마음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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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때의 추억의 향기는, 아카시아.
중고등학생 때의 추억의 향기는, 란타나.
대학 그후 요 근래의 향기는, 재스민.
언제 어디서라도 그 향기만 맡아도 그때의 감정들이 와르르 밀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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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 한해가 갈수록 나이먹음이 약간의 우울함을 자극한다.
평소 파티나 선물이나 그런 거랑 관련없는 삶을 살지만
올해는 아무런 약속도 하지 않았고,
그 날 하필 직장과 관련된 콘퍼런스가 있긴 하지만, 그리고 아마 가면 좀 배울게 있긴 하지만, 하루 종일, 9시부터 5시까지 그렇게 그 날을 거의 남남과 같은 사람들 속에서 내내 강의만 들으면서 보내기는 싫다.
문제는 그럼 난 하루 종일 뭐 하며 보내지? 라는 것.
주말인데다가, 날씨는 더울 것이고, 집 앞 공사는 시끄러울 것이다.
집에만 있으면 쉽게 우울의 늪에 빠질 듯.
요즘에는 영화관에서 보고 싶은 영화도 없고
즐거운 무언가를 하고픈데 대체 뭘해야 즐거울지 모르겠다 는 것이 문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