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친구녀석한테 전화가 왔다.
한때는 아주 정말 친하게 지내던 애지만,
시간이 벌써 십년이 지나고, 서로 멀리 떨어져 살고 여러가지 이유로 연락하는 일이 뜸해졌지만
아직도 가끔, 몇달에 한번씩 놈이 전화를 해오면 참 반갑다.
나는 섬이야, 혼자인게 좋아, 입에 달고 사는 말들이지만
사실은 그렇게 항상 혼자인걸 마냥 즐기는 건 아닌가보다.
요새 이렇게 즐겁지 않은 직장이라고 느끼는 이유를 드디어 깨달았다.
직장에서 사람들과 웃으며 대화하거나 장난을 치거나 그러는 일이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괴로운 면들, 스트레스 받는 일들은 예전이나 다름없지만, 예전 직장에 있었을때는 몇년간 같이 일해온 친구같은 동기나 선후배들과 농담 장난도 치고 하면서 좀 긍정적인 피드백이 있었는데 그런게 새로운 곳에 다니면서 전혀 없으니
부정적인것들만 적나라하게 느껴지는.
아이폰을 너무 많이 쓰다보니
엄지 손가락이 아주 피곤하다.
지난 몇주간 계속 느끼는, 욱신 거림.
dequervain's가 오는 기분.
윽.......
어느 기사에 그렇게 나왔다.
휴가를 가는 것보다, 그걸 계획 하는거에서 더 많은 행복감을 느낀다고.
너무 맞는 말이다.
생각만 하면 흐뭇하다.
현실로 만들어지지 않아도.
사실, 난 아직 모개지도 없고, 모아 놓은 돈도 있고, 모든걸 놓은체 긴 여행을 몇개월간 가버려도 그만이다.
물론 직장에는 무급으로 휴가를 내야겠지만
그것도 불가능한건 아니니까
그런 생각만 해도 얼굴에는 웃음이.
나는 모범생이니까, '성실한' 편이니까, 실로 그러지는 못해도
상상을 한다.
대신, 조금은 더 현실적인 2주정도의 휴가로 하자.
자꾸 물어온다.
너의 5년 미래계획은 뭐냐, 라고.
-모른다.
-일을 그만두고 싶다.
-아기를 갖고 싶다.
이 정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