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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커다란 교차로에 서있는 느낌이 든다.

약 한달 후면 이 병원에서의 계약이 끝나고,

그 이후의 직장에 대한 큰 물음표가 남아있다.

우선은 도심을 나간 조금은 작지만 부담감은 덜 드는 병원에서 오케이가 왔지만

그 후 광고가 나온건 도심에 있는 아주 크고 그러나 너무 잘나서 내겐 좀 부담스러운, 그러나 아마 내게는 더 플러스가 될, 배울 점이 많을, 그런 병원.

거기에 내 이력서를 내면서도 마음이 편치 않다.

육체적으로는 불편한, 그러나 정신적으로는 왠지 더 편하고, 덜 도전이 될 곳으로 가느냐

아니면, 정신적으로 분명 더 스트레스가 쌓이겠지만 더 내게 도전이 될 곳으로 가느냐

그런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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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바쁜 주를 보냈다.

평소 주중에는 친구들을 만나거나 밥을 먹는 일이 많지 않은데

이번주는 주중에만 사흘을 그랬고

어제 즉 토요일에도 대학친구들 여러명과 만나 대학 근처 후줄근한 싸구려식당에서 노스탈지아쩔면서 그렇게 놀았다.

조금은 피곤하지만, 내성적인 내게는 신선하게 좀 즐거웠던.

달라진건, 누군가들은 기혼자가 되었고, 들고 있는 가방의 값어치가 훨 높아졌고, 얼굴은 좀 늙었을지도 모르겠지만

생각보다 큰 이질감이 들지 않았다.

그냥 낡은 츄리닝을 다시 입은 냥, 편하고 익숙한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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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읽고 있다.

햇빛 아래 살랑살랑 부는 바람 아래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주말의 오전의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