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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펼쳤지만, 내용은 전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단어를 보고  글귀 하나 하나 를 봐도 
뇌에 접수가 되지 않는다.
확실히, 책을 읽으려면 읽을만한 마음의 상태가 필요한것이다.
이 날은, 글을 읽기보다는 분출할 때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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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그렇듯, 사람이 꽉찬 비행기는 질색이다.
그건 비행기뿐만이 아닌 세상 어떤 공간도 마찬가지 겠지만.
이륙 준비중, 눈을 질끈 감고, 잠은 안 와도 잠을 청하며, 그렇게 몇분 있는동안
약간 흐리멍텅해진 내 의식을 다시 확 깨운건,
씩-씩- 하고 패닉어택중인듯한 고통스런 숨소리였다.
십대후반 정도 된 여자애가 첫 비행이라고, 무서워하고 있었다.
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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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는 부모님께 한번도 전화를 드리지 않았다.
들켜버릴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내 맘의 상태를, 지난 몇주간의 내 행동들을.
언제까지 나는 이렇게 죄책감에 시달리며 살아야 하는걸까.
나는 카톨릭교도 아닌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