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시간 운전하여 이사 마무리.
떠나갈 쯤에서야 멜번이 좋아할 것들이 많은 도시였군 뒤늦게 깨닫고
조금 후회가 됬다.
9시까지 해가 지지 않아, 저녁에 퇴근후 시내에서 친구들과 만나 (아주 편리하고 그리 빡빡 차지 않은 트램을 타고 나가) 선선하고 해가 살짝 따뜻한 그런 분위기에서 맛난 음식들과 상그리아를 즐길 수 있다니...
그런건 시드니에서는 거의 불가능한 일들인데.
시드니의 집은 비교적 새집에 공간이 훨 넓고 이것저것 잘 만들어 놓은 아파트이지만,
내가 없는 1년간 렌트한 놈이 카페트를 엄청 더럽게 써서 이곳저곳 얼룩덜룩 자국이 만들어져 있고
조금은 시내와는 동떨어진, 전파가 잘 터지지 않는곳이라
전화기 전파도, 인터넷도, 심지어는 이제 티비 시그날까지 다 매우 좋지 않다.
날이 지날때마다 나오는 티비 채널이 줄어드는건, 올해는 티비를 끊어라는 신의 계시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인터넷마저 무척 느리고 쉽게 끊길때는 내 입에 욕이 끊일 시가 없다는...
그런면에서는 시내에 가까이 살던, 전파따위는 걱정치 않았던 멜번의 그 후진 아파트가 그리워지는것.
뭐든지, 인간의 간사함이다 - 그저 그떄 그 순간 내게 없는걸 탐욕하고 사라진거에 대해 후회하고 그러는것.
며칠 후면 새 시작.
장이 빌빌 꼬일거같은 스트레스로,
생각은 하기가 싫다.
날씨는 참 개떡같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