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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먹어도 맛있지 않고
뭘 봐도 내키지 않아.
확실히 뭔가 잘못됬다는 징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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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직업이 최악인 이유가 뭐냐면,
외과의는 수술실 안에서 무슨 일이 있었나 대충 커버해서 대충 좋게 풀어 리포트 쓰면 누가 알겠어
내과의가 어떤 생각과 어떤 이유때문에 진단을 내리고 처방을 내리는지 그런 자세한 내용은 누가 알겠어
그런데 우리는 우리의 리포트들이 영원히 기록에 남고, 어떤 실수도 다 세상이 볼 수 있게 그렇게 영구기록이 되는것.
그래서 실수에 대해 조금도 관대할수 없는...
예민한 사람인 내겐 그래서 오늘같은 날들이 힘든것.
최고가 아니란것, 아니 그렇고 싶단 생각도 가진 적 없지만
최악은 되고 싶지 않고, 아니 평균 이상의 사람이고 싶은것뿐.
그것도 못된다면 정말 좌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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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내년이, 아니 이제 겨우 두달 정도 남은 시간이 두려운거야.
과연 해낼 수 있을까.,
내 전에 수많은 사람들이 나보다 못한 이들도 물론 잘난 이들도 그랬겠지.
그런데도 이렇게 밑바닥을 치는 순간들 나는 두려운 걸.
나도 나 자신을 믿지 못하면, 누구에게 그러라고 말할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