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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일때, 십대때도 하지 않던 내 손으로 앞머리자르기,

를 서른살인 지금 하고 있다.

앞머리란 얼굴 크기를 조금 작게, 나이를 조금 어리게 해준다는 분명한 장점이 있지만 관리하기 매우 귀찮고

여기서는 아직 맘에 드는 미용실을 찾지못한데다 근래 바쁘거나 너무 우울해서 주말에 집에만 있었기에

머리가 아주 가관인지라...

오늘은 큰맘먹고 싹둑 싹둑, 일센치정도만 짤랐다.

이제 좀 살거같다.

돈도 아끼고.

어려지는 건지, 아니면 궁상맞게 늙어지는건지 잘 모르겠다.





이번 주말에는 시드니 병원 후배가 놀러와 그녀와 1.5일을 함께 보냈다.

친한 친구와도 지루해질수있는 시간인데도 그럭저럭 재밌는 시간을 보냈던건,

내가 그만큼 대화가 통하는 사람에 굶주려 있었다는 증거.

내 예전 병원 가십거리 작고 큰 이것저것 이야기에 소리 크게 내며 웃고

가보고 싶었던 멜번 시내 식당을 이틀간에 걸쳐 가서 맛있는 음식다운 음식을 먹었다.

내 혼자 만의 시간, 침대에서 딩굴며 있는 시간은 없던 주말이었지만

오랜만에 내 동굴을 벗어나 세상에 나갔고, 그건 걱정했던것보다는 그다지 무섭지 않은 세상이라는걸 깨닫게 해줬다.

가끔은 나와 아주 달라도 나를 웃게 해줄 사람과 다니는게 나쁘지 않다.




웨즈 앤더슨의 영화는 첫 오분만 봐도 그의 영화인게 티가 난다.

아니 대사 두마디만 들어도.




매직 마이크가 보고싶은데

그런 취미를 가진 친구가 근처에 없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