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거의 2주간 지겹게 오던 비가 멈췄다.

이제 좀 가을 같다.

아침 저녁은 살짝 쌀쌀하고 낮에는 아직 따뜻한 기운. 

 

임신건으로 전문의를 만났고, 여러가지 검사 후, 다시 몇가지의 검사를 더 해봐야 한다고 했고. 그이는 여러가지 비타민을 먹게 됬다.

안티옥시단트가 좋다고 해서 그게 많이 들어가 있다는 블루베리, 케일, 시금치 등으로 스무디를 만든다.

잘 될 수 있을까?

 

아무 것도 계획할 수 없는 날들이다. 

코비드도 코비드지만, 앞으로 몇개월간은 지켜봐야 한다. 임신이 자연적으로 될지, 아니면 인공수정 쪽으로 가게 될지. 

 

아무래도 내게는 가장 소중하고 좋은 날은, 주중 쉬는 날. 

느즈막히 아침을 먹고, 테니스를 조금 보고, 점심에 사먹지 말자 집에 있는 남아있는 하루된 밥, 감자 호박 양파 등등으로 조금은 싱거운 볶음밥을 만들어 먹고, 새로 산 김치랑 맛있게 먹는다.

아주 오랜만에 쿠키도 만든다. 그이한테 먹이고 싶고. 뭔가 해주고 싶은 맘.

저녁에는 예전부터 만들어 먹고 싶었던 오야코동을 하려고 다시마국물을 만들었다. 

그렇게 훅 몇시간을 보낸.

 

요즘 완전 빠진 음악은, linying 의 새 앨범 there could be wreckage here

읽고 있는 책은, pip williams 의 the dictionary of lost words

 

 

벌써 3월. 이제 1주년이 두달 밖에 남지 않았네. 

집도 못 샀고, 임신도 못했지만,

다행히, 감사하게도, 아직은 사이가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