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자주 그렇듯 (여름의 더위? 일찍 뜨는 해와 동쪽을 바라보는 침실? 나이 들어감?), 새벽 6시에 눈이 떠졌다.
주말인데도 불구하고.
평소같으면 한 시간은 더 잤을텐데
오늘은 그냥 일어났다.
며칠간 너무 더워서, 낮에 뭔가를 하는게 너무 힘들었기에 일찍 일어나 해가 완연히 뜨거워지기 전에 할 일을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얼마간 미뤄온 눈에 가시같던 베란다 물청소를 꾸역꾸역 하고
집 정리를 조금씩 하기 시작했다.
잘 닦지 않는 집안 구석 구석을 광내고
가끔, 몇주 아니 몇달 만에 찾아오는 청소신 ('청소'라고 하기는 그렇지만. 정리 정돈 그리고 광내기신 이라기에는 좀 길다)이 오신듯.
그렇게 집안 일을 한 두시간 하고,
짐에서 몸을 혹사시키고 (혹사는 과장된 면이 없지 않다)
돌아와 샤워를 하고
교회를 갔다.
새로 다니는 이 곳은, 처음에는 진솔한 설교가 그나마 괜찮아서 다녔는데
솔직히 대예배에 너무 어르신들이 많아 좀 슬프다.
들어가는 발걸음이 조금 무거워 질만큼.
아주 어린 애들만 많은 것도 그렇지만, 다들 늙은이들만 수두룩한것도 우울한.
조금 고지식하고 매우 장로교스러운 목사님은 그래도 괜찮은데
음악도 매우 올드 찬송가 스타일.
졸림과 더움과 옆에 앉은 여성의 코찌르는 향수와 그렇게 한시간을 싸우며
결국 탈출.
너무 일찍 일어난 탓일까, 너무 졸려웠다.
너무 더워서 낮잠자는 것도 힘들었으나 결국 에어콘을 빵빵 틀고 세시즈음에야 잠이 들어 눈을 뜨니 7시가 넘어있었다.
그래서 아직 깨어있는.
12시 반이구나.
피곤한데, 눈꺼풀이 무거운데 아직 깨어있다.
온도가 아직도 26도 인것도 문제고.
갑자기 막 사람 가슴을 뛰게 만들다가
또 아무 일 없던 듯이 침묵하는.
그런 날들의 반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