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기는, 사람을 좀 미치게 만든다.
오늘은, 무척 더웠다.
시드니 특유의 그 사람 목 메이게 하는 텁텁하고 숨막히게 하는 그런 더위.
바람이 거의 없고, 게다가 습기도 있는, 그런 더위.
퇴근이 늦어졌고, 기차는 무슨 고장 때문에 30분 정도 연착되어 그 더위 속을 역에서 내내 있어야했다.
오후 7시가 넘어서야 기차를 탔고, 그때도 아직 30도를 웃도는 온도.
정신이 없었다.
몽롱하고 머리 속이 멍텅했다.
그런 때는 심히 감정적으로 변하고
모든 inhibition 이 사라진다.
그러면 안 되는데.
해서는 안되는 말을 하고 싶어지고
해서는 안되는 행동을 하고 싶다.
다행히
드디어 집에 와서는 에어콘을 틀고
치킨을 뜯었으며
얼음을 가득 넣어 파인애플/코코넛 드링크를 마시며
정신을 서서히 차리기 시작했다.
티비에서 내가 좋아하는 북클럽쇼를 보며 이제 꼭 읽어야 할 소설 몇권에 대해 알아냈으며
(특히 a little life)
이제는 자는 일만 남았다.
모두 다 지워버리고, 아무 일 없었던 마냥, 그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