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

오늘은 처음으로 램로스트를 만들어 본다. 

처음 사보는 램 레그 덩어리. 16불 정도, 1.7키로. 

한시간 반 오븐에 굽는다. 

같이 먹을 호박로스트 준비하고. 

이렇게 앉아서 그 구워지는 양고기 냄새를 맡으며.

 

오늘 전문의를 만났다.

무지개 랜야드를 했고 (훗) 새로 깨끗이 이발을 한 중년남자. 가끔 약간 말을 버벅거리는 - 정확히 말하면 같은 말귀를 여러번 번복 - 습관이 있다. 나와 남편은 마스크를 하고, 그는 아닌. 

수술 날을 잡았고. 싸인을 하고. 오늘 나를 본 건 돈을 안 받았다.

의사로서 오는 몇가지 이득은 이런 것. 가끔 딴 의사들이 공짜로 봐주는. 

 

그렇게 의사를 본 후 그이는 다시 자택근무하러 집으로 가고, 나는 가까운 시내로 가는 기차를 탔다. 

지난 몇주간 노래 불러오던 비싼 핫초코를 마시고 - $6.8이라 비싸지만, 거기에 초코렛을 공짜로 주는 거에 난 오! 뭔가 땡잡은 느낌? - 근처 COS 에 가서 예쁜 색의 원피스 하나 (아니 둘) 를 샀다. 안구정화 겸 핸드백들을 구경하고, 그런데 솔직히 비싼 거에 비해 전혀 비싸보이거나 예쁘지 않음에 약간 실망 하면서, 한편으로는 안도 (돈 굳었다) 하고, 요 근래 자꾸 샤넬 노래를 부르는 엄마에게는 내가 요즘 잘 안 드는 샤넬을 빌려 주는 걸로 하기로 마음 굳혔다. 너무 아깝다 - 이렇게 싸구려 같은, 100불 주고도 안 살 거 같은 디자인과 재질 에 5000+을 주기에는. 

아침에는 매우 추웠는데 낮은 해가 나고, 햇빛 아래 있으면 따스하기만 했다. 제일 좋아하는 베이커리 에 가서 점심먹을 치킨 샌드위치 를 사고 (예전과 레시피 가 좀 바뀌었더라, 더 맛있다 약간의 피클이 들어가서) 공원에 앉아 우걱우걱 먹는다. 제일 행복 한 건 그런 때다. 조용하고 따뜻한 공원에서 고메 치킨 샌드위치를 먹을때가 말이다. 

오후 간식으로 그이와 먹을 케익/크룰러를 사고. 

그렇게 반나절을 나와의 데이트. 

 

kirstin chen의 'counterfeit'라는 책을 시작했는데 - 막 중국 에 가서 짜가 hermes 를 사고 싶어진다는... 이런 마음 생기면 안 되는디... 그리고 이런 식으로 엄청 잘 만들어진 짝퉁들이 정식 샾에 들어가 있다는 시나리오를 생각했을때, 이제 가방은 공항에서만 사야 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아무래도 공항에는 누가 제품 반품하러 오는 일이 덜 있을 것 같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