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후.

비포 앤 아프터, 그 아프터 가 되었다.

살면서 벌써 새로운 뉴스가 없은지 오래 되었다. 대학에 가고, 졸업을 하고, 일하기 시작하고, 전문의 공부 시작, 그 시험 을 마치고, 도시를 한번 쯤 옮겼다 다시 돌아오고, 집을 사고... 그 이후로 사적인 뉴스는 거의 없어서 누가 물으면 그냥 '아무 일 없어! 다 변함 없어!'라고 필요이상 더 씩씩하게 대답했던 내가 드디어 뉴스가.

하나에서 둘이 되는 것, 아니 두명이 하나라는 존재가 되는 것은 생소한 일이다. 40년 거의, 다른 생활 패턴, 음식, 관계들을 가지고 살아온 두 사람이 그걸 맞추고 협상하는 것. 아직은 이르다, 아주 이른 시간들.

조금은 피곤하고, 한 사람에게는 충분하게 넓던 아파트에 그와 그의 짐이 들어와 집구석이 아수라장이라 짜증이 나지만, 그래도 이게 다 사람 사는 거지, 다 지극히 정상이지 생각해 본다. 

뭐든 걸 같이 하기 좋아하는 걔를 달래 먼저 재우고 나는 몇분이라도 혼자 나와, 항상 읽으면 마음 구석 짠하게 하는 블로그를 읽고, 밤의 이 조용한 시각, 나만의 자그마한 이 토막 시간을 가지고 달게 쓴다. 몇가지 끄적이고 싶었던 것들을 끄적이고, 내 음악을 조용히 내 귀만 들리게 들으면서. 

잘해 보고 싶다. 모난 나라는 사람에게는 꽤 힘든 일이지만, 잘 해 보 고 싶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