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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ing, judging, and planning.

알 수 없는 사용자 2014. 9. 27. 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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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정말 마구잡이로 없어서 못읽던 시절에는,

책의 분위기가 좀 기분나쁘거나, 음산하거나, 뭐 좀 더 직설적으로 말하면 '기분 더럽게 만드는' - 그런데 이건 상스러운 표현이 아니라 정말 속 안이 더럽다고 느껴지는 아주 직접적인 표현 - 그런 책들도 그냥 참고 읽었었다.

가장 기본적인 예로 stephen king의 소설들인데, 어떤것들은 정말로 호러답게 무서운것도 있었지만 (christine은, 방에서 읽다가 그 표지도 눈에 보이는게 싫어서 침대 아래속 깊숙이 집어 넣고는 했던 기억) 대부분은 아까 말한데로 무섭다기 보다는 기분나쁘고 불편케 만드는 그런 효과가 있었다 e.g. needful things.

그래도, 아랑곳않고, 말그대로 없어서 못 읽었으니까, 끝까지 읽었다.

왜 사서 그런 고생(?까지는 아니고)을, 여튼 뭐 큰 예술작도 아닌 그런 책들을 그렇게 집념 갖고 다 읽었나 모르겠다.

얼마전 어떤 영화제에 대한 기사를 읽고 보게 된 예고편 중 하나는 'men, women & children' 이란 영화였고, 뭔가 흥미로울것 같아 찾아 봤더니 이것도 소설에 기반을 두었다 해서 그 소설을 삼플로 다운 받아 보았다.

알고 보니 이 작가는 좀 controversial 한 내용을 많이 쓰는 사람이고, 아주 적나라하다 라는 걸 알게 됬다.

그런데 그 삼플을 읽어 보니, 확실히 적나라하고 지저분하기는 한데, 왠지 계속 더 내용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예전과 똑같은 패턴으로 돌아간 느낌이다.

'기분더럽게 하는 글도 읽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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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는, 아주 말랐다.

옷 사이즈도 아마 시중에 파는 것중 가장 작은 사이즈를 입을 정도로.

항상 그랬고, 그녀는 확실히 아주 복받은 유전자/신진대사를 가져서, 대식가인 편이고 운동마니아도 아닌데 그렇게 마른 상태를 유지한다.

평소 운동이나 건강이나 좋은 식습관 그런거에는 무관심하던 그녀는, 재작년에 종양 진단을 받은 후로 변했다.

뭐 아주 오버하는건 아니지만, 이제는 야채나 과일과 친하게 지내려고 하고, 하루 삼식을 규칙적 하려고 하고, 매일 30분에서 한시간은 꼭 걸으려고 하고, 궁극적으로 올해 휴직한 것도 조금 더 건강에 포커스 하기 위한 것. 그녀 말을 빌리면 '난 암 걸리기 싫으니까'.

갑자기 오늘 든 생각은,

운동도 거의 하지 않고 비만인 나를 보며 그녀는 반은 불쌍/반은 경멸스럽다고 느끼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

문화나 정치 등에 대한 문외한이고 '꼭 알아야 할것 즉 일에 관한것 이외는 관심이나 지식이 도통 없는' 그녀에 대해 내가 느끼는 비슷한 감정을 그녀도 이런 방면에서는 내게 똑같이 느끼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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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뉴욕에 가서 가 보고 싶은 곳은

- redeemer presbyterian church

- brooklyn flea

- highline

- madewell

- momofuku milk bar

- ansel bakery

- lady m cake boutique

구글 맵에다가 퐁퐁퐁 갈 곳들을 표시하고 내 personalized nyc map을 만든다.

역시 먹는게 많이 등장하는군...

솔직히 혼자 여행을 다니면 가장 거시기한게 식사의 문제.

그래서 과거 경험상, 식사를 식사 답게 하지 않고, pastry나 샌드위치 같은 쉽게 싸고 갈 수 있고, 크게 눈에 띄지 않게 스낵처럼 먹을 수 있는 것들로 끼니를 때운 적이 많다.

뉴욕은 혼자 사는 이들의 천국인데, 이번엔 좀 용기내고 혼자 식당에서도 밥같은 밥을 먹고 그래야 할텐데...

(저번에 뉴욕에 갔을 때 그래도 혼자 뭘 식당에서 먹었던건 코리아타운에서 먹은 설렁탕...)

자신감은 아직 들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