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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mories, etched in music and film.

알 수 없는 사용자 2012. 9. 29. 20:22










집에 오면 어김없이 노스탈지아에 빠지게 되는데,

이번에는 아버지가 먼저 내게 박스를 건네시면서 버릴건 버리라고 정리를 부탁하셨다.

안에 들어있던건 여러가지 98년 일본에서 일년 있다 오며 가져온 잡동사니들, 그리고 그때를 전후한 내 고등학생시절 메모라빌리아.

일본 씨디들 하며, 그때는 한창 모으는게 유행이었는지 엽서 쪼가리들, 다이어리와 수백장은 있는듯한 プリクラ,  90년대 초중후반까지 골고루 믹스되어있는 카세트테이프들, 고교 졸업할때 친구들과 나눠서 쓴 굳바이노트들, 등등등.

음악을 사랑하는 내게 그 씨디들과 테이프들은 특히나 가슴 한구석을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것들이었다.

다행히도 아직도 카세트플레이어가 들어간 오디오 시스템이 집에 있어 하나 하나 들어보며

아 전람회, 아 푸른하늘(!), 아 대학에서 남친이 만들어준 믹스테잎, 라디오에서 들으며 직접 녹음했던 곡들! 놀라워하고

또 이걸 샀었던가 기억도 까마득한 98년발행된 j−pop/j-rock 미니 씨디들을 새로 발견하며

자동적으로 가사를 따라부르는 날 보며 또 놀랐다.

내 컴퓨터에 임포트해서 엠피3로 들어야지 했지만 안타깝다 맥북의 디스크 드라이브는 이런 미니 디스크는 쓸수가 없구나...

정말 애플은 여러모로 까다로우십니다 이 고귀하신 분아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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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더 있을텐데 하며 결국 딴 박스들을 뒤지다가 발견한건

처음 보는 애기적 사진들이었다.

난 태어나서 한 네살정도까지의 내 사진 중 남아있는것이 열장안팍밖에 되지 않아서

보면 짠하고 좀 서럽다.

오빠는 열배쯤은 되게 많은데, 같은 시기에 말이다.

돌 사진도 없고...

물론 당시 집안에 큰 일이 있었고 사진을 찍을 여유가 없었겠지만...

70년대, 80년대의 필름 사진들은 색감도 좋고 촉감도 오돌오돌한게 좋다.

만지라고 있는 사진이 아니라 보라고 있는거지만 말이다, 그것까지 정이 간다.

어렵게 찍은 사진들에서 오는 소중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