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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과에 다녀왔다.
이런 전문의들이 다 그렇듯, 그들은 정말 떼돈을 벌것같다.
약 10분의 상담 후 225불을 버는것. 하루로 따지면 얼마인가? 물론 그게 다 그들 손에 들어가는 것은 아니나, 굉장한 스케일이다.
게다가 피부과처럼 리스크도 별로 없는...
그들은 현찰을 집어 넣은 매트레스에서 자고,
현찰로 채운 풀에서 수영하겠지?
...그런 농담만 계속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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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일찍이는 소나기가 그렇게 쏟아지더니
이제는 그냥 찌뿌둥한 구름낀 날씨.
겨울이라고는 하나, 최고온도는 19도를 웃돌고, 코트를 입고 있으면 덥다.
습하고 더운, 여름 끄트머리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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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는 주말에 콘퍼런스를 다녀왔다.
하룻밤 머물러 가는 것이었는데, 오버나잇 백이 없다는 걸 가기 며칠 전에야 깨달았다.
물론 끄는 가방들 즉 바퀴가 달린 것들은 몇개 있지만, 쉽게 손목 혹은 어깨에 맬 수 있는 가방은 오직 아주 옛날부터 갖고 있는 컨츄리로드 가방 밖에 없던...
이제 내 나이도 나이인만큼 - 나이, 또 내 어떤 '신분' 의 변화도 있고 - 그런 캐쥬얼한 가방을 비지니스비슷한 이유의 여행때 쓰기가 민망해졌다.
그런 저런 이유로 오늘 시내로 나가 싸돌아 다니다가 확 질러버렸다.
LV keepall damier cobalt 45.
러개지 백들은 아무래도 루이비통이 유명한 편이고, 그러나 로고가 너무 적나라한건 원치 않았고, 조금 남성적인 코발트 블루가 맘에 들었다.
그리고 몇년전부터 그들이 가방 태그에 이니셜을 새겨주는 서비스가 무척 맘에 든다.
아무 색상 없이 아주 조용조용한 그러나 완전 내것이 티가 나게 이니셜을...
가격은 비싸지만 보통 럭셔리 가방을 살때와는 다르게 큰 죄책감이 들지는 않았다.
무엇보다 필요성이 있고, 오래 오래 쓸거라는 자부.
엄마가 보고 알아채면 또 엄청 바가지를 긁히겠지만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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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다음주는 한 주 휴가다.
느무느무 행복.
춥고 비가 주룩 주룩 오고 그렇겠지만, 그래도 그나마 세상에서 나를 가장 조건 없이 사랑해주는 사람들과 함께 지내는 건 나쁘지 않을.
먼지만 뽀얗게 쌓이고 있는 카메라도 가지고 가야지.
엄마 아버지가 새로 이사한 집은 해변가에 더 가까우니까, 매일 걸어야지.
겨울 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