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수 없는 사용자 2012. 3. 1.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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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에 내 편이 없다는 건, 슬픈 일이다.
'적응 다 잘 하고 있니? 별일 없지?' 하고 묻던 어느 보스,
'무슨 문제 있음 누구한테 얘기해. 다 쌓아놓지 말고'
'누구한테 얘기하죠?'
'음... 글쎄?'
그런 빈말은 누가 못하나. 그 '누구'가 대체 누구여야 하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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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위로라도 듣고 싶어 집에 전화를 했는데
불평이 조금이라도 시작되려니까 엄마는 듣기 싫다는 듯, '아이쿠~ 그까짓거 잊어라, 세상에 다 내 맘대로 되는게 어딨니'
란다.
짜증이 확 치밀어서 그냥, 아 네 그래요 됬어요 하고 끊었다.
가족이라는 사람에게도 조언이나 위로나 이딴거 받지 못하는데
생판 모르는 새로운 직장 사람들에게 뭐가 먹히겠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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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곳에 좋아하는 친구가 없다는 건, 슬픈 일이다.
이번 주 며칠간 계속 일에서 좀 짜증스런 일들을 겪은 후,
어제 저녁에야 두명의 친구와 긴 통화를 했다.
아무 걱정없이, 얘네들이 날 어떡해 생각할까 고민할 필요없이 그냥 내 모습 그대로
생각나는 그대로 술술술 토해냈다.
서로를 알고 이해하고 있고 설명이 필요없는 관계라는 건,
너무 그리운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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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식으로 계속 안 좋아지면,
그냥 이 직장 그만두고 싶다.
안 그래도 꿀꿀했던 내 기분, 오늘 은행 구좌에 들어온 봉급을 보고 더 떨어진거같다.
일은 이렇게 시키고, 약속했던 조건들은 지켜주지 않으면서, 돈은 이렇게 내 3-4년전 봉급정도 밖에 못받다니.
더욱 울컥.
다 어느정도 알고 시작한거지만 현실이 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