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
알 수 없는 사용자
2011. 8. 29. 00:24
시험만 끝나면 모든게 변화될거라는 환상은
역시나 역부족인 내 의지라는것의 한계에 부닥쳐
내 삶, 내 버릇들, 내 루틴들은 아직도 폐인에서 크게 헤어나오지 못한 모습이다.
빙신, 이라는 조금은 과격한 표현이 어울리는.
'즐김'에 조금 더 시간을 쓰고 있다는것정도 밖에 확실한 변화는 없는거같다.
시험 끝나고 두번째 영화를 봤다.
아주 재밌었던 rise of the planet of the apes 가 그 첫번째
그리고 어제 본건 the help
내 나이에 삼십 근접에도 눈물샘은 절대 마를 기미를 모르고
내 주위 친구들은 다 노말인데 혼자 주룩주룩 또 눈물을 흘렸다.
물론 그 옛날 흑인들이 겪은것과는 새발의 피도 아니지만,
인종차별에 대해 모르는 건 아니니까 아주 조금이나마 동질감도 들고
요즘에는 그렇게 눈물이 쉽게 나온다.
아무것도 아닌것에도.
____
a
하루는, 아직 고등학교에 다니는 애가 교복을 입고 왔다.
임신 초기였는데 초음파를 하니 유산인거같은,
부모님에게 말을 하지 않고 학교 수업 떙땡이 치고 온 동양계 학생.
b
또 어떤이는 30주가 넘었는데 아이의 심장박동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산부인과에서 보냈는데
그들이 걱정한대로 정말 그녀는 그렇게 거의 다 큰 아이를 잃었더라.
c
누구는 외국에서 IVF로 세쌍둥이를 임신,
셋 다 가지고 싶지 않다고 그중 하나를 없애 달라고 해서
내 동기가 보는 앞에서 살아 뛰고 있는 심장안에 직접 약을 주사해 낙태시켰다하고.
d
가장 근래에는 나보다 한두살 많은 여자,
술과 마약에 절여 산다는데 보기에는 멀쩡해보이던 여자,
임신한지 몰랐다고 너무 쇼크먹었다고 나는 준비가 되어있지않고 책임감 없는 삶을 살고 있다면서
애 아비도 누군지 모른다고 지난 몇주간 내가 먹은 술과 꼽은 약이 얼마나 되는지 아냐면서
정말 임신이냐며, 어느 정도 됬냐며,
그녀가 우리에게 원하던건 낙태해도 될수있을만큼 초기니까 그려렴, 이라는 위로의 말?
다 큰 어른인 당신이 원하는 마음대로 하는거지,
그런 동조까지 해줘야 하는 게 내 직업의 일부였던가...
____
오늘은 내가 좋아하는 영화
waitress 가 티비에 나왔다.
아기자기한 눈코입이 귀여운 케리러슬이 너무나 사랑스런 파이들을 만드는
해피엔딩이기에 너무 고마웠던.
애기와 파이에 푹 빠지고 싶게 해줬던 짠한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