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망.

처음 만난 날 부터 딱 두달이 됬다고 했다.

영화 '버닝'을 보고, 월남식 저녁을 먹고, 아직 이른 일곱시 반 즈음, 일찍 들어가야 돼요? 아니면 나랑 얘기 좀 할까요? 하고 사람 긴장하게 하고는 슬슬 얘기를 꺼냈다. 사실 그 며칠전 내가 먼저 반 농담식으로 말했었다 - 나는 내 머리안에 데드라인을 만들고 있다고. 우리 사이의 데드라인. 친구인지 연인인지 이 두리뭉실한 관계가 정리되길 원하는 데드라인. 그 사람은 해피 이스터, 라며 초코렛을 건냈다. 일본 브랜드 로이스. 좋아한다고, 계속 더 가까워지고 싶다고, 내가 원했던 말들을 진지하고 조심스레 꺼냈다. 

이번주는 내내 4월 중후답지않게 너무 좋은 날씨다. 20도중반의 최고기온에 해가 따뜻하고 저녁에는 딱 기분 좋은 시원함. 그렇게 거기서 우리는 쇼핑센터 바깥에 앉아 달 아래서 조근 조근 얘기했다. 무슨 백퍼센트 이상형은 아니고, 걸리는 면이 몇가지 있지만. 가까워지고프고, 사랑받고 싶은, 그런 촌스럽고 바보같은 소망이 아직 내 안에 있다는 걸 새삼스레 깨달음. 집에 돌아와 깊은 밤 까지 문자로 이야기했다. 우리, 해 볼까요 이거? 근데 정말 나한테 잘해 줄수 있어요? 

아직도 정말 나를 왜 좋아하는지 잘 이해 되지 않고, 말로만으로는 다가오지 않지만, 그래도 진지하고 곧은 사람같다. 잘 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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