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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이 좋지 않다.
이유는 모르겠는데
왠지 배가 조금 거북하고 - 부른건 아닌데, 오늘은 확실히 아주 작은 양의 '저녁'을 먹었고 -
그냥 기분이 그렇다.
생리도 아니고
좀 상쾌해지려고 뜨거운 샤워도 했고 그전에는 30분간의 유산소 운동까지
이 모든것 이후에도...



복작복작하던 집에서 혼자가 된거에 대한 후유증이 조금은 늦게 오는걸까?







주차장에서 누군가와 눈이 마주친다.
아니 정확히 말해 저번에도 멀리서 본 적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냥 혼자인줄 알고 차를 세운후 쫄랑 쫄랑 엘레베이터 쪽으로 걸어가보니 어디선가 젊은이가 나타나서
계속 이쪽을 본다.
내가 익숙한건 그냥 살짝 보고 고개를 떨구거나 눈 인사 쯤 하고 서로에게 공간을 주는 건데
그 사람은 뭔가 굉장히 말을 못해서 안달인것처럼 계속 쳐다본다 -
같이 엘레베이터를 타고 삼층정도 올라가는 사이 어떤 의미있는 얘기라도 나눠보겠다고 
나는 그냥 웃고 땅을 본다.
생각해보면 그런 사람이 있는거다 - 남을 보면 마구 다가가고 싶은, 뭔말이라도 떼고 싶고, 자기 얘기를 하고 싶어지는 ...
생각해보면 우리 엄마가 그런식이니까, 나로서는 정말 이해가 가지않지만 -
엘레베이터 문이 열리고, 그 젊은이는 자기가 더 앞에 서 있는데 일부러 과장된 몸짓으로 문을 막고는 손짓한다, 먼저 들어가라고.
결국 자기의 층이 되 나가면서 크고 씩씩한 목소리로  '좋은 밤 보내세요!'
신기하고 약간 이질감이 들고 어떤면에서는 고맙다.
아무 일 아닌 사소한 친절함에 와닿는 사람은 나뿐일까.
친밀함 친절함 이런것과 동떨어진 삶에 가끔씩 이런 일들은 아주 신선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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