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ared of crowded places.




부모님이 몇주간 오셨다.

잘 해보려 해도 잘 안 된다. 나도 나이 먹을 만큼 먹었는데, 좀 더 착하게 굴 수 도 있는데...

그래도 짜증을 좀 덜 내려고 노력해야지. 


부모님이 오시면, 내 삶은 내 삶이 아니고 그들의 것이 된다.

약속도 만들지 않고

그들과 '놀아주어야 한다'는 강박감은 진실된것이다.

봉사, 효도, 그런 차원.

그러나 물론 부모님이 내게 해주시는 큰 도움도 무시할 수 없다.

평소와 딴 판으로 퇴근해 오면 따뜻하고 영양가 가득한 한식 저녁이 딱 차려지고

집은 평소보다 훨씬 더 깨끗하니까.

미뤄 놓았던 큰 청소 - 베란다, 혹은 커튼 청소 같은 것들 - 가 후다닥 되 있고.


그애는 그래서 몇주간 못 보게 됬는데,

안 보니까 맘에서도 사라지는 건, 어쩔수 없다.

대화도 적어지고

아마, 원함도 그렇겠지.

그 쪽도, 나도.

기억하려고 노력해도 점점 작아진다.

아예, 이 참에 그냥 잊어버릴까?

그런 생각이 종종 든다.

이 참에 마음도 정리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