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여행, 이라기보다는 콘퍼런스를 들으러 간 거지만

그래도 열흘정도 시간 중 콘퍼런스는 5일이었고, 콘퍼런스 중에서도 가끔 별로 땡기는 토픽의 강의가 없으면 땡땡이치고 가까운 뮤지움이나 갤러리를 두어시간 정도 갔다 오곤 했다. 

오랜만인 여행. 혼자서의 시간. 

독일 사람들은, 미국인들이나 가끔 호주사람들처럼 필요없이 친절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무례하지도 않고, 그냥 묵묵히 필요한 만큼의 정중함으로 일을 했고, 뭔가 센스가 있는 사람들이라는 인상이 들었다. 유럽이라도 아주 화려 하지는 않고, 안정적이고 안전한 곳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관광객도 그렇게 많지 않고 (동양인은 특히), 노숙자들도 가는 곳마다 조금씩 보이나 그들도 역시 뭔가 정중한 느낌이었다. 

될수있으면 독일다운 음식을 먹으려 했고 엄청난 양의 소시지를 먹었고 엄청 큰 schnitzel 도 맛있게 먹었으나 결국에는 별로 채식을 즐기지 않는 나도 신선한 야채와 과일이 그리웠다. 빵, 빵도 정말 많이 먹었다. 특히 평소에는 거의 먹지 않는 프렛젤도 여러개. 

어딜가나 전쟁과 나치의 호러에 대한 박물관/ 기념관들이 많고, 거기에 더해 베를린벽 에 대한 역사까지, 내가 호르몬때문인지 몰라도 울컥 하거나 눈에 그렁그렁 그런게 한두번이 아니었다. 이런 아픔과 죄를 가까운 과거를 두고 있는 이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특히 지금 미국이나 다른 서양 나라들이 돌아가는 현실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생각하게 했다.